구부러진 못

 

                               

 

볕이 잠시 앉았다 떠난 따스한

 

그늘 아래로 너,

 

몸을 구부렸구나

 

너도 많이 외로웠구나

 

나도 그 곁에 나란히 마주보고 누워본다

 

서로 마주 보고 누우면 외로움의 각도

 

작아져 마침내 흔쾌한 이 되지 않을까?

 

푸른 바람 한 줄 따스한 그늘 밑으로

 

올라오는 오후가 거기 그렇게 서서

 

한웅큼 쏟아지는 우울을 가리고 있다

 

들락거리는 햇볕만이라도 소박하게 끌어안고

 

이 그늘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 이방인

 

                                       

 

반듯하게, 반듯한 햇살 아래 눕는다.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홍수 몸의 테두리가

 

꽃봉오리 분수처럼 솟구쳐 하늘에 닿는다.

 

당당하게 충만한 하루가 서슴없이 튕겨져 나와

 

나무 아래 보도블럭을 걸어간다.

 

걸어가는 빛들은 보송보송하고 친절하게

 

흐느적거린다.

 

거리의 반은 햇살, 반은 아침과 저녁

 

반듯한 햇살나무 아래 누워 배반을 배우는

 

여자의 빠알간 입술

 

충만함이 가득한 거리 햇살이 길을 내고

 

길을 막아서고.



약력


 

전북 남원출생. 1991<시와 의식> 여름호에 <, 여자> 2편을 발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 아름다운 비밀> <굿바이, 자화상>(2014년 세종 우수도서 선정)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