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가는 길

 


 

미얀마행 비행기

두어 달 동안 이미 몸에 배어 있는 겨울

그 위에 다시 달려드는 차가운 바람

겨울에서 여름을 건너는 다리가 휘청거린다

나는 온몸을 속으로 꽁꽁 말아넣고서도

마치 두려움처럼 덜덜덜 떨며

벗어버린 나를 고민한다

입고 벗는 사소함마저 아직

내 몸에 온전히 붙어 있지 못한 것일까

수십년을 살아

수만 번을 입고 벗어도

아직 내 것이 되지 못한 사소한

일상 앞에 나는 늘 너무 판단이 가볍다

 

비행기를 내려서도 나는

더 강하게 다가오는 바람 앞에서

몇 날을 끙끙대며 떨고 있다

 




눈길을 걷다

 

  

 

눈 내린 새재길을 오른다

 

모퉁이마다 나를 알아보는 흔적

 

살아온 햇수만큼 뚜렷하고

 

꽁꽁 싸맨 나를 따라오는 숨소리마저 낯익다

 

내가 가는 곳에는 늘

 

내가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뽀도독 뽀도독 알려주는데도

 

미끌 발을 헛디디는 방심

 

그 위에

 

철퍼덕 누우면

 

마치 내가 나의 길이 된 듯

 

나를 밟고 지나가는 또 다른 나



약력


문경에서 출생하여 교직생활을 오랫동안 상주에서 하면서 정착하게 됨.

상주들문학회 회원, 경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글을 씀. 시집, ‘나팔꽃 그림자’를 출간하였으며 산문집은 ‘서른에 만난 열여섯’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