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낙타

                                         

 

여긴 사막이야

희뿌연 사방! 앞이 보이지 않아

모래먼지 속에 하루를 토해낸다

냉방기를 설치하는 손발

분초시간까지 맞추는 나의 하루

마디마디 땀을 게워낸다

 

땀범벅 전신을 삼키려는

칠월의 열기

싸움은 불공정하다

 

무거운

끌고 오르내리는 기나긴 행로

팽팽한 목숨의 줄다리기

멈출 없다

 

더딘 하루 묵묵히 가지만

뼛속까지 잠긴

여름의 열기를 빼내고 싶다

 

갈증과 허기로

속이 타들어간다

뜨거운 회색 사막 고단한

치명적인 더듬거리며 흔들리며

팽팽한 열기에 저항하며 젖으며 간다

 

힘줄이 타고 견디어온 날들이 타고,

사막에서 부는 약간의 바람이

어깨에 손을 얹는다

 

 

 

 

              곱창

                                   

 

 

길이 보이지 않을

곱창을 먹는다

구불구불한 토막 현기증

곱씹다 보면

환해지는 순간아 찾아온다

배알 틀리던 굴욕의 기억이 씹히고 씹혀

잘근잘근 길을 열고 강줄기를 부른다

달리던 원시의 기백이 다시 싱싱해져

늑대처럼 포효하며 일어서는

배짱의 으름장!

얼음장 같이 숨죽인 고개를 들고

느슨한 근육이 불끈 솟아

 

숨통이 트이고

뱃속이 열리는

곱창집 사내는

다리 꼿꼿이 세워

자신의 뚜벅뚜벅

새벽을 걷는다

 

길이 보이지 않거든

곱창집에 가보라

잘려나간 길을 찾아

헤치고 뒤지며 길을 찾는

눈물에 젖은 손들이 깃발을 흔들어

환하게 길을 보여줄 것이다.

 

 

 

권순자

1986 《포항문학》에 「사루비아」외 2편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03 《심상》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붉은 꽃에 대한 명상』,『순례자』,『천개의 눈물』『청춘 고래』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