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허문태



   등골이 오싹하다

   온 산하 초목이 벌벌 떤다

   매미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시장에서 폐지 줍던 최씨 병원으로 실려갔다

   푸성귀 진열하고 파 다듬고 열무 다듬던 노점 할머니들은 전멸이다

   말라붙은 강은 유적이 될 것이다

   물고기들은 화석으로 발견될 것이다

   가을 호수에서 빈 달을 건져올리던 사내도 사라질 것이다

   포도나무는 그림자 없이 경전에서 포도를 익힐 것이다

   빙하의 눈물 뚝 뚝 떨어질 때마다

   해안 절벽을 부서져라 때리는 파도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폭염 너머 폭염

   폭염에서 섬뜩한 냉기가 흐른다

   간담이 서늘하다



   ***

   재난은 가난한 이들을 먼저 덮치지만 멸망은 계급을 구분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