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

 

사람 사는 일에는 근심 걱정 없는 날이 거의 없다. 그런 날은 장마철에 잠시 보이는 푸른 하늘만큼이나 드물다. 이런 저런 일로 근심이 많으면 잠을 설치기도 한다. 열일곱 살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지구환경이 걱정이다. 무분별한 경제성장에만 관심이 있는 어른들 때문에 지구가 죽어가고 있는데 어른들은 지구환경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집에 불이 났는데 어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한다.

 

  다니던 학교도 그만 두고 의회에서 일인시위를 했다.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육식과 화석 에너지를 쓰지 않고 채식을 하며,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해서 유엔에서 연설했다. 당신들이 나의 어린 시절을 훔쳐갔다고 어른들을 나무랐다. 그녀는 환경이 걱정되어 오늘도 잠 못 이룰 것이다. 실제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머지않아 인구 1억이 넘는 방글라데시는 물에 잠겨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우리도 나라 잃은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할지 처지에 놓일 것이다. 이보다 더 먼저 닥칠 위기가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생산의 감소다. 지금도 세계의 식량자급률은 위험 수준이다.

 

  최근에 만난 석학 한분은 정치권의 미래에 대한 안목 없음을 걱정하신다.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머지않아 사람의 일자리는 로봇이 대신하게 된다. 지금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로봇이 차지하게 된다. 심지어 신문기사도 AI가 대신 쓰게 될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고도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몇 가지로 한정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소수의 엘리트가 벌어들인 돈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구조로 사회가 개편된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닥칠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눈앞의 권력다툼에만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이 한심하다는 말씀이다.

 

  인터넷상에는 그레타 툰베리를 비난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채식을 주장하며 화석에너지를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기가 먹는 음식 용기는 플라스틱이라고 하고 항공요급보다 비싼 태양광 요트를 대여하여 대서양을 건넌 것은 철저히 이중인격을 드러낸 것이라 한다. 자기를 과시하려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소녀라고도 한다.

 

  그녀를 위한 변명을 한다면 세계의 역사를 바꾼 대부분의 인물들은 상식적이지 않다.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에디슨도, 아인슈타인도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어린 학생 신분으로 목숨을 걸고 일제에 맞섰던 유관순도, 상해에서 일본군 대장에 폭탄을 던지고 젊은 나이에 처형된 윤봉길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도,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빈민으로 전락한 독립지사들도 상식적이지 못했다. 그런 분들이 있어서 역사는 발전되었고 우리는 그분들을 위인이라 부른다.

 

  누구나 걱정근심이 없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걱정이 눈앞의 이득과 권력에 있는가, 우리 모두의 미래에 있는가에 따라 그 걱정의 의미는 다르다. 4월에 우리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분이나 입후보를 결심한 분이나 모두 근심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을 것이다. 본격적인 선거기간이 시작되면 모두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말할 것이다. 그분들의 다짐이 자신의 권력을 얻기 위한 말인지, 정말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진심인지 밝은 눈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