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도둑 시인


   양희영



   길 건너 비알밭에

   잔뜩 눌어붙은 쇠똥


   겨울을 난 똥은 나무에도 보약이지


   눈감고

   딱 세 덩이만

   훔쳐 오고 싶었지


   한참을 별렀는데

   그만 갈아 엎어버린 밭


   아깝다 사과나무야 진즉에 집어 올 걸


   이 사람

   니 똥도둑이가

   그러고도 시를 써!



   ***

   그러고도 시를 썼네요. 그저 좋네요. 오늘은 뱀꼬리 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