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덕장에 내리는 눈/임연규

 

 

 

이승의 곡기穀氣를 어쩌지 못하고 있구나.

하늘 향해 일제히 벌린 입

한낮 청빈한 겨울 햇살만 입에 가득 고이고

오늘도 지척을 알 수 없이 퍼붓는 폭설이

게걸한 네 입에는 밥이 되지 않는구나.

우리는 이렇게 살았구나.

일생 먹잇감을 쫓다 붙잡힌 불경죄로

대관령 산중에서 내 죄를 내가 아는

줄줄이 형을 받고도 닫지 못하는

끝내 어쩌지 못하고 있구나.

 

                         시집『산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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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우리가 입에 당기는 맛과 허기를 어쩌지 못 하듯 깨끗한 바닷속을 헤엄치는 명태도 그 게걸스런 입이 욕이 되어 대관령 춥디 추운 벌판에 입을 꿰어 형벌을 받고 있으니. 오죽하랴. 내 죄!  내가 알렸다.(임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