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시계

 

-안도현

 

 

 

(배) 배가 고프니?

(꼬) 꼬르륵 꼬르륵

(ㅂ) 밥 먹어야 할

(시) 시간이라고?

(계) 계산 하나는 잘하네

 

 

 

 

 

-안도현 동시집『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실천문학사,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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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동화, 소년소설을 펴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동시집도 펴냈다. 그의 집필 활동은 이제 전천후다. 어린아이의 마음과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만나는 일, 이는 정작 어른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 그러니 아이들이야 원래 그러하니, 세상살이의 물욕에 찌든 우리 어른들이 동시를 읽어야할 것 같다. 동시「배꼽 시계」는 이른바 ‘5행시 짓기’ 놀이 형태로 짜여져 있다. 재미가 있다. 다시 시를 가만히 보니 일상적 삶에서 흔히 보는 아이와 엄마가 다투는 듯한 대화체로 되어있어 그 말놀이가 살아 있다. 1행과 5행이 엄마의 말이라면 2-4행은 어린아이의 말이다. 또박또박 ‘배꼽 시계’를 읽어내는 저 아이가 놀랍다. “개구리가/풍덩,/뛰어들면/연못은 팔을 벌리고/개구리를 덥석,/안아준다”(「개구리」전문), “보름달 같은/수박 한 통//혼자서는/먹을 수 없지/다 함께/먹어야지/나눠서 먹어야지//달무리처럼/빙빙/둘러앉아/먹어야지”(「수박 한 통」전문), “여치를 잡아/여치집 속에 가뒀더니//여치 소리만 뛰쳐나와/찌릿 찌릿 찌찌 찌릿/풀밭에서 우네”(「여치집」전문)와 같은 안도현의 동시에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화평을 본다. 이는 우리 어른들이 잃어버린, 우리가 되찾아야 할 순정한 마음의 빛이다. 세상을 맑고 아름답게 노래하는 동시를 많이 읽어야 할 일이다.

-이종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