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내린다

 

소나기 내린다 저 인사불성의 사내

비 내린다 법도 도덕도 없이 비는

흙의 가슴이며 허벅지며

푹푹 찔러댄다 천년의 여인 흙은

불쑥불숙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음탕하게

한바탕 소나기 내린다 저 잡것들

후줄근한 땀방울 없이

눈에 보이는 데서 세상의 가장 은밀한 일을

치러버린다 이윽고

비 그친 뒤 햇살 따스한 날

빠뿌쟁이 푸른 머리 툭

튀어나온다 그 여인으로부터

                                

 

툭 튀어나오는 빠뿌쟁이의 푸른 머리는

 법도 도덕도 없는 한바탕의 음탕함을 뛰어넘어

그저 놀랍고 신기하고 거룩함까지 보여주지요.

그렇게 생명은 이어지고 ....--김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