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석과 거석


내 젊었을 적

고향의 한 늙은이가

사투리로 이렇게 말했네

“내가 웬만큼 머석하면 거석했을 낀데,

원청 거석하다 보니까

머석할 수가 없었네,,


얼릉 무슨 말이 안 나와

그저 지칭이 애매한

머석과 거석을 들고 나와

말을 때우고 있었으니

‘저 노인 보게,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건만,

이제는 그것이 어느새

내게 오게 된

멍청한 나날이여.

 

 

*박재삼 시집:  다시 그리움으로

 


1연에서 큰소리로 깔깔 웃다가

2연에서 숙연했습니다

 
 

시인이 투병하면서 쓴 시,

그토록 아름답고 풍부한 서정의 시인도

세월의 바람결에는 속절없이 퇴락하는가 봅니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다가 밑둥까지 사라졌지만

허무의 세계로 갔을까요

아니, 아니요

제 가슴에 있습니다

그의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있을 것입니다.   --김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