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던 삼촌은 죽어서 못이 되었네

엄마야 누나야 가슴 속에서 시커멓게 녹이 슬고 있는 못이 되었네

 

- 엄마야 이제 그 못 뽑자 제발

엄마는 이십 년을 보챘지만 외할머니는 죽을 때까지 심장에 못을 키웠네

 

- 못 된 것 못 된 것

외할머니 울음을 삼킬 때마다 못은 조금씩 깊어졌네

 

눈물샘이 다 마를 때까지 깊어진 못이 마침내 외할머니를 삼켰네

외할머니 봉분 올린 그 밤 엄마는 외할머니가 막내 삼촌 젖을 물리고 있는 꿈을 꾸었네

 

- 엄마가 이제야 못을 뽑았구나

엄마가 환하게 울고 있었네 

 

                                                                               - 시집 "식구"에서 -

 

* 엄마보다 먼저 죽어 엄마 가슴에 못이 된 못 된 것

   채 자라지 못하여 아무 것도 되지 못한 못 된 것 

   살면서 잊혀지기는 커녕 슬픔이나 더 키운 못 된 것

   그 못이 드디어 "못 된 것"을 벗어나 평온을 찾고 있구나 

   따뜻한 슬픔으로 가족에게 돌아오는구나

   환한 울음으로 서로의 가슴을 쓰다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