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시장 무실댁

고운기

 

 

안동 사는 무실댁 칠성시장 배추 팔러 나와

떨이 털어내면 찾아가는 곳

시장 모퉁이 네온 번쩍이는 칠성카바레에서

구두 끝 반짝이는 남자 하나 만났는데

이 남자 아무리 손님이라 해도

마른 배추 같은 무실댁 보니 한숨 나왔겠지

아지매 올 몇 살인교?

손끝 잡고 한 바퀴 돌리면서 물었더니

오~십 하고도……

황홀한 무실댁 정신 놓고 돌며 대답하는데

남자 그 사이 줄행랑 놨다나

한 바퀴 돌아 제자리 서니 남자는 없고

구두 끝 반짝이던 그 남자 너무 아쉬워

무실댁 칠성카바레 플로어 구석구석 돌며

아잰교?

아잰교?……

남자마다 붙들고 물었다는데

색소폰 소리 높아가고 반짝등만 심없이 돌아갔다는데.

 

 

                             시집『구름의 이동속도』2012 문예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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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어흐. "너무 아쉬워"  짚북데기 같은 인생이건만 "반짝이던 그 남자 너무 아쉬워" 찾고 찾는

무실댁. 방황하는 모습이 슬프다. 대저 인간 개체란 어떤 것이길래.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하는 것

으로 얼마나 많은 사건은 발생하는가. 磁性과 慣性에 끌리어 파탄하고 마는가."아잰교?" "아잰교?"

애원하는 영혼이 슬프다.(임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