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영화 이야기 2

- 바다로 간 젤소미나

 

김연자

 

 

뒹구는 술병과 컵라면 그릇이 비를 맞는다

발자국들 꺼져가는 모래톱에서

털 빠진 늙은 개가 혼자

비를 맞는 바다를 보고

짖는다

 

길은 바다에 와서

비로소 편안하게 누웠다

둥둥 북을 울린 백치의 길이

먼지처럼 떠돌던 머나먼 여정이

봄빛에 소꼽놀이 밥상만 차려놓고

석류꽃처럼 모가지가 뚝 떨어져버린

그 아이의 양지쪽 봄날이

가볍게 날아와 바다에 누웠다

 

모래톱에 쭈그리고 앉아

우산 밖에 웅성대는 빗방울을 듣는다

너무 가까이 서 있는 눈물의 기척

아직도 지난날들이

손가락 사이에서 손톱 밑에서

음지와 양지를 건너다니는 걸

오래 모르는 척했다

몇 겹의 가슴이

빼곡한 상처 페이지를 해풍에 넘기며

짓무른 어둠을 털어내느라

아까부터 요란하게 옷자락을 뒤집는다

 

다 놓아 보내야 한다고

길 위에서 시작된 것들은

다시 길 위로 돌려보내고

오래 만지작거린 슬픔들 손을 놓자고

바다로 달려 나가는 소사나무 숲에

꼬불꼬불 겨울비 내린다

 

 

시집『흑백영화 이야기』 2012 한국문연(현대시 시인선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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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미나 [ Gelsomina ]

  • 가사

    길을 가는 마차 속에서 한 여자 아이가 팔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껴 울고 있다. 오오, 젤소미나, 가엾은 외돌토리야. 손님 쪽으로 가거라. 그리고 웃는 거다. 너의 낡아빠진 북을 잡고 세 번 돌아라. 그리고 나서 슬픈 꼭두각시야, 껑충 뛰는 거다. 태양이 비쳐도, 비가 와도, 언제나 너는 미친 소리를 지껄여야 한다. 그리고 만일 사랑이 가득찬 찬 네 마음이 빨간 코를 한 피에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저 돌층계 위에서 춤을 추는 거다. 그를 위해서. 저 사나이

  • 장르

    칸초네

  • 1954년의 이태리 영화 <길>(La Strada)의 주제곡이다. 페데리코 팰리니 감독의 이 영화에서는 그의 부인 줄이에타 마시나가 떠돌이 사나이를 어디까지나 사랑하는 약간 지능이 낮은 처녀 젤소미나로 분장하여 박진감 넘치는 명연기를 하여 깊은 감명을 주었는데, 거장인 니노 로타(Nino Rota)가 작곡한 주제곡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곡에는 가르디엘리가 가사를 붙여 칸초네가 되었다. 다시 프랑스에서는 로베르 샤브리에가 프랑스어 가사를 붙여 <Pauvre Enfant Perdue>라는 제목의 샹송으로, 또 미국에서는 <You And You Alone>이라는 제목의 파퓰러 송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오히려 뤼시엔 드릴이 부른 샹송으로 소개되었고, 스리 선즈의 연주에 의한 레코드도 많이 팔렸다. 이태리어 가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으므로 여기에는 프랑스어 가사를 소개하기로 한다.
    뤼시엔 드릴, 스리 상즈 등이 좋다.

     

    출처

    이야기 팝송 여행, 이야기 샹송칸소네 여행, 1995.5.1, 삼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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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이 영화는 보지 못 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아래 블로그에 영상과 음악이 나오네요. 꾸욱 눌러 보세요. 슬퍼지네요. ^^ (임술랑)

                                                                                http://jack2110.blog.me/80133792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