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 송기원 


자식을 감옥에 두는 일이 서툰

늙은 어미 하릴없이 목을 매네 


 

풍 맞은 반신불수 이끌어

어렵사리 대문 고리에 목을 매네


 

늙은 어미 마지막 눈길이 머문 곳은

마당 한켠 화단의 구절초 꽃무더기


 

언젠가 자식하고 함께 뒷산에서 캐다 심은

구절초 꽃무더기 하늘하늘한 몸놀림

 

이제 막 숨줄이 막힌 늙은 어미

힘 잃은 목이 거기로 기우네



80년대 어느  시절 시인이 상여 시위를 주도하고 투옥되자

시인의 늙으신 어머니는 이 시의 상황처럼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늙은 어머니는 시국을 잘 모르지만

아들이 하는 일이 옳고 장한 것이라는 걸 아셨을 것입니다.

그 자랑스런 아들을 서슬 푸른 권력이 끌고 갔으니

힘없는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권력에 대한 저항을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겠지요


아들과 마지막으로 손을 잡듯

힘 잃은 목은

구절초에게로 기웁니다.      --김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