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권위상

 

  목포 유달산 기슭에는 히틀러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수많은 희생자를 낸 전쟁의 주범 히틀러, 그가 어떻게 유달산에 묻혀 있는지 소문만 분분하고 그 소문조차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 얼마 전 히틀러의 제사가 있었다. 은밀히 모인 그들은 히틀러를 존중해서가 아니라 그 유해가 여기까지 흘러 온 것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일 년에 한 번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그들이 두 손 모아 절을 하는지, 손을 뻗어 하잇, 히틀러 하고 외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생전에 채식주의자였던 그를 위해 제사상에는 채소가 가득했다고 한다.

 

  히틀러 제사 날 엄청나게 비가 쏟아졌다. 산 일부가 잘려나가고 하산하던 그들 중 하나는 무너지는 흙더미와 함께 굴러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 사람은 참석자 중 누군가가 마음이 경건하지 못해 노여움을 산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럽에는 발 디딜 수조차 없던 히틀러의 시신은 원래 동맹국 일본으로 몰래 옮기려 하다 미 해군에 발각돼 쫓기던 중 목포 인근으로 간신히 상륙해 유달산까지 오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그의 표정이 너무도 진지했다. 지금도 비가 많이 오면 유달산의 숲은 히틀러, 히틀러 하고 소리 지른다고 한다.

 

  소문은 그래서 무섭다.

 

 

(2012년 『예술가』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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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도 이쯤 되면 환상적인 수준입니다. 사전을 확인했더니 구라는 거짓말의 비속어라고 풀어놓았네요. 거짓말이야 표준어이기는 하지만 의미상으로 따지면 그다지 아름다운 말은 아닌데 그런 말의 비속어라고 설명이 되어 있으니 아예 구라에 대해서는 말을 말라는 말 같습니다. 요즘은 다르게 풀어서 긍정적으로 구라를 말하는 님들도 가끔 있으시던데 비속어까지는 안 가더라도 구라에는 ‘뻥’이 어느 정도는 섞여야 구라가 된다고 하니 무조건 전부 믿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어느 정도는 믿되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가차없이 버리는 게 옳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 구라가 전부 사실이고 진실이라고 믿고 이 구라교의 광신도가 되어 한 목숨 바치는 이들도 있으니 이건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시인은 점잖게 이걸 소문으로 치부하면서 소문이 무섭다고 하는데 이건 구라입니다. 그리고 구라가 무서운 게 아니라 구라를 사실로 진실로 믿고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광신이 무섭습니다. (남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