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이덕규

 

 

농약 먹고 죽은 친구의 부인이

어떤 남자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새 얼굴이

보름달처럼 포동포동 밝아보였다

지나치며 서로 눈인사를 했는데

그 순간 맑은 허공에서

대형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

느닷없이 내 뺨을 스치는

빗방울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어떤 언약이 느껴졌다

햇살이 참 좋은 오후였는데

남자는 막일하는 옷차림에다

한 손에 접이식 우산을 들고 있었다

 

                                 [유심] 2011.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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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죽은 사람은 죽었어도 산 사람은 살아야 되니까라고 할 수 있지만, 보약은 아니더라도 밥 멕여야 될 가장을 농약 멕인 여자. 또 누굴 잡을려고 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막일하는 고단한 남자여! 천기를 잘 읽고 살아야 살게 될 것 같다. 일기예보 잘 챙겨 보기 바란다. (임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