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사랑


어디로 흘러가는 것이냐

스무살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곳을 떠돌아다녀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않고 몸을 던져

하다못해 천방지축 개망초꽃으로도

피어나보지 못한 채

이제 다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이냐


돌아보면 어디에서나

소주 몇 잔에도 벌써 젖가슴을 더듬는

몸과 마음이 허한 사내들

이 몸을 기다리는데

해당화 하염없이 피어나는 밤을 지나

이제 다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이냐.



낮은 스레이트 지붕이 어깨를 맞댄 골목, 깊은 곳에

밤이면 붉고 노란 꽃등을 내거는 주점 정착지,

나도, 그 곳을 지날 때는 팔을 뻗으면 검게 선팅한 유리문

때묻은 손잡이가 잡힐 듯한 거리에서 안을 기웃거립니다.


그대나 나나 여태 떠돌았지만

정착지에는 한 번도 들리지 않았군요

그 정착지 밀실, 붉은 등 아래서, 그대

개망초꽃이라도 한 송이 피운다면

그 꽃 한 송이 가슴에 꽂겠네 --김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