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은 죄

       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 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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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자의와 타의' 이 시에는 자의가 없다. 타의에 의한 응대를 했을 뿐이요, 적의 없이 웃은 것 밖에 없다.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는 내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웃은 죄"밖에 없으므로, 웃은 것도 죄가 되나?

하고 반문하는 것도 같다. 당신이 지름길로 가서 어떤 급한 볼 일을 보지 않고 이 근처에서 머뭇거려도 나는

책임이 없다는 것, 한편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손 잡길래 그냥 뒀어요. 손이 따습데요." 하면서 "나는 모르오.

이게 죄가 되는지?" 아리송한 禪詩 같다.(임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