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베

                                         김사이

 

막차를 타려고 뛰어가는데

지하도 큼직한 기둥들 사이로

웅크린 돌덩어리들

아니, 인기척을 내는

소름이 확 끼치는 거대한 짐승들 있다

순간 가슴 벌렁벌렁거리게 하는 이 고요

카타콤베

 

 

내 웃음의 이면이다

노동자도 수입하는

갖출 것 다 갖춘 불빛의 지하

지하의 지하

지하도 없는 지하

 

살아 있음을

한 끼니로 간청하다가

절망도 없이

잠을 청하는 이 곳을 지날 땐

순례자의 마음으로 하라

뼈다구만 남은 이상주의자들도 죄를 고백하며

걸어야 하는

카타콤베

 

내 등줄기에서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혹처럼 자란다

나를 구역질한다.

 

 

 

 

  김사이 시인은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사람의 무리를 보고 로마 초기의 지하묘지 카타콤베를 봅니다. 이들은 무엇을 피해 이곳에 몰려들었을까요 우리는 정말로 강줄기에도 유람선을 띄우고 희희낙락해도 되는지요. 김사이 시인은 자신을 반성하며 구역질을 합니다. 그런 사람 몇일까요 -김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