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특성

 

 

날개를 가진 것들은

바람이 가득 찬 것들이야

 

팽팽한 것들의 껍데기는 얄팍해

터지기 전

양을 줄이려면 날개를 저어야해

 

날갯짓은

부풀어 오른 몸이 어쩔 줄 몰라 하는 거야

 

바람이 날개 등을 타고 훠이훠이 길을 나서는데

길에는 아롱아롱 빛나는 것들이 많아

유흥시설처럼 꽃들이 열려있어

어딜 가도 오락 같은 시간이야

 

날개를 저을수록

탱글탱글한 바람이 수그러드는 것 같아도

사실은 새 바람이 자꾸자꾸 생성되고 있어

멀리 날아가려는 속성이 더 키를 세웠는지

하늘 높이 허공을 젖더니

느닷없이 풀들이 살아있는 땅 쪽으로 내려오는 거야

 

바람의 본능은 방향을 바꾸는 일이야

 

 

 

  

궁리

 

 

나침반을 만들까

하얀 티슈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꽃잎을 붙여 꽃을 만들까

 

백지가 꽃길이 될까

길이 길어질수록 뜯겨진 꽃잎이 많아질까

가지런히 꽃잎이 배열되고 흩어질까

붙이고 흩고 또 붙이고

꽃의 길이 삶의 무늬로 얼룩질까

 

해 지는 쪽으로

손뼉과 노래가 들썩일까

돌 위를 흐르는 물소리

아릿한 플롯의 울음이 흐를까

 

어둑어둑해지는 황혼 쪽으로

환하게 제목처럼

 

 

 

  약력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산이 건너오다>

아라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