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피는 풍경 

 


서울 큰 병원 갔다 오는

영감 기다리는데

저 멀리 영감 지팡이 짚고 오시네

그래, 다리는 고쳐준답디까?

아니, 연골인지 뭔지가 닳아서 가망 없다네

그럼, 이제 지팡이 짚고 살아야 되니껴?

그렇지 뭐

할미는 앞이 캄캄하다

아이고, 우리 영감 다리가 세 개 됐네

곁에 있던 수다쟁이 할머니

세 개는 뭐가 세 개?

내사 보이 네 개다마는

할미가 그 흔적만 남은

한 개의 다리를 추억하는 동안

앞산 진달래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낟알

 


이 풍진 세상에 한 알의 낟알로 태어나

껍질이 벗겨지는 아픔을 겪으시고

이 되시다

뜨거운 솥에서 고난을 겪으시고

이 되시어, 도반들과 더불어

구절양장 머나먼 고행의 길을 거쳐

해우소에서 면벽수도, 용맹정진 하시다가

문득, 해탈하시어

의 형상으로 부활하시다

이 밭 저 밭 다니시며

이 세상 살아 있는 것들의

거름이 되시더라

 

권석창  kweon51@chollian.net 시집<눈물 반응><쥐뿔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