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북천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 우리 강습사는 낙동강 사진전시와 모래그림그리기, 그리고

나무목걸이 만들기 코너를 운영하였다.

나무목걸이 만들기는 낙동에서 농사짓는 석민씨가 재료를 모두 가져와 운영하였는데 얼마나 많은 아이들

이 왔다갔는지 모른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나무프레임을 사포로 문지르고 그 위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

그리고 줄을 매달아 걸면서 그렇게 기뻐했다.

나는 그 속에 들어 설 엄두도 못내고 석민씨에게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고 행사를 마칠 즈음 석민씨가

걸이를 하나 주었다. 조그맣고 둥근 나무에는 “강은 (중간에 빨간물고기 그림) 나다” 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아름다움에 기뻐하였지만 좀 있다 마음은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

강과 물고기의 일체감, 강과 하늘, 별, 새.... 이런 자연과의 일체감을 부르짖는 물고기의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이내 비명으로 바뀌어졌다.

지금 낙동강에서는 얼마나 많은 물고기 들이 비명을 지르며 죽고 도망치고 강가 버드나무는 허리를 베이며

울고 있다. 하늘은 물속에 제 얼굴을 비치기 두렵다.

별도 물속에 잠긴 채 빛을 뿌릴 수가 없다.

모든 사물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부대끼고 의지하며 공존의 끈을 붙들고 살고 있는데 그래서 서로가 서로임을

알게 되어 고마워하며 살아가고 하는데...인간은 이 끈을 느끼지 못하거나 단절 시키거나 외면하면서 저렇게

탐욕의 갈쿠리를 강물 속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두렵다. 인간이 무섭고 내가 무섭다.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지만 꺼집어 내면 줄줄이 끌려나올 나의 욕심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나마 덜고 싶은 마음, 그 마음으로 오랜만에 강길을 걸어보았다.


비가 한방울 두방울 뿌려 은근히 걱정을 하였는데 다행히 힘들 정도는 아니게 그러면서 차라리 뜨거운 햇

이 없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경천교를 향했다.

서울에서 거제에서 진안에서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 찾아온 서른여섯명이 출발하였다.

경천교에 닿으니 지율스님이 열심히 자전거를 저으며 오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강창교에서 상주보 건설지를 보고 자전거도로길을 걸어 경천교까지 오면서 낙동강을 느끼는데

오늘은 거꾸로 가기로 했다.

뜨거운 여름햇살을 바로 받으며 걷는 것보다 등으로 받으며 걷는 것이 덜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경천교에 서서 다리 이쪽 편과 저쪽 편을 확실히 비교할 수 있었다. 아직 포그레인의 손자국이 없는 아름다운

강과 파헤쳐지고 잘라져 나간 모래벌의 흉측함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강은 제 몸의 의미

를 잃어가고 변화되었다. 그러나 달라져도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강의 슬픔이나 죽음마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습격의 현장에서 우리는 비로소 ‘생명의 강’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상주보는 이미 보를 세울 축대공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밤샘을 하며 일을 한 덕택이리라.

7, 8월 장마가 오기 전에 보의 한쪽을 완성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인명의 피해를 입어가며 미친듯이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들이야 무슨 죄가 있나만 그래도 육중한 덤프트럭이나 굴삭기를 보면서 야속한 마

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무언가 일을 할 때 그 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런 일의 의미를 생각하는걸까? 정말 멋지고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걸까? 아니 우리의 대부분의 의식들이 그런지도 모른다.

자연을 변화시켜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그것을 내가 누리고 그것이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우리 문명인의 의

식은 이런 공사가 정말 대단한 역사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한강이 항상 그랬던 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들 아닌가? 그 속에서 즐기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 서울사람들이

아닌가?

그 이전의 모습을 모르니 지금의 모습이 한강 자체인 것이다.

나중에 우리의 후손들, 우리 자식들도 직강이 된 모래벌도 없는 그런 강이 낙동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면서 홍수가 나면 하늘 탓만 할 것이다.


비가 한방울 두방울 뿌리고 비는 아카시꽃향기를 함께 뿌린다. 길 가 찔레꽃 하얀 꽃도 아름답다.

우리는 공덕천을 가서 큰 강을 변화시키는 것이 지류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땅의 수천 모든 지류들이 직강천으로 바뀌게 되는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삼강교를 가기 전에 상풍교에 들러 34공구 쪽 공사 진행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육군

공병대가 강 파헤치기 공사에 투입된다는 곳이다.

<상수도 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물은 온통 흙탕물이다. 그 아름답고 투명하던 물은 어디로 갔나?

상풍교를 걸어가는데 다리 위에는 수십톤급의 덤프트럭이 연신 지나가고 다리는 휘청거렸다.

삼강교에서 지율스님은 버스에서 내려 자전거를 몰고 혼자의 길을 갔다.


원래의 계획은 안동쪽으로 가서 병산습지나 부용대쪽을 보려했으나 가는 시간에 비해 보고 느끼는 시간이 적을

것 같아 우리는 계획을 바꾸어 회룡포 쪽으로 가서 내성천을 따라 걷기로 했다.

지율스님의 말에 의하면 이곳 내성천이 강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그저께 비가 왔기에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는 뿅뿅다리는 물에 잠길듯 걸어갈 수 있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휴일을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

언젠가 무슨 드라마의 촬영지라 해서 한동안 찾아왔는데 1박 2일의 촬영지가 되고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자본의 힘, 광고의 힘,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들의 한정된 삶의 괘도까지 함께 보니 씁쓸하다.

저렇게 다리를 건너며 아름다운 모래밭을 걷는 사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모래들이 사라질 것을 알지 못한다.

상류쪽에 보가 들어서면 더 이상 모래도 유입되지 않고 있던 모래마저 쓸려나가고 물의 수위를 높여 이곳이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리는 내성천을 따라 걸었다. 강물에 의지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소박함을 이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모를 심기 위해 물을 채워 놓은 천변의 논이 안쓰럽게 보인다.

내성천에 발을 담그고 물수재비를 뜨고 우리는 잠시 놀다가 그곳에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모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잠시 묵상을 하고 ‘강은 흘러야한다’는 노래를 부르고 서로의 소감을 나누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작은 힘이나마 이 강을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돌아 나왔다.

빗발이 점점 굵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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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천교에서 오른편으로 바라 본 풍경-아직 공사를 하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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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천교에서 자전거 도로 쪽으르는 이렇게 가물막을 치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예전의 모래밭은 그 모습이 사라진지 오래다>1373E9244BF88A67A186E3

 <경천교에서 상도촬영장 쪽으로 가고 있는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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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섬- 예전에는 농사를 짓기도 하고 비가 오면 잠기기도 했던 섬- 자연생태가 참으로 잘 보존되었던 곳인데 이렇게 모래를 쌓아

그 모습을 없애버리고 그 곳에 생태공원을 짓는단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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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용도로 쓸 것인지 이렇게 산허리에도 나무를 베어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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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봉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낙동강 버드나무 군락지-  강물따라 자라고 있는 이 버드나무를 누군가 야금야금 베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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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길을 따라 걸어서 상주보 건설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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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물의 회귀? 녹색뉴딜? 그들이 세워놓은 구호는 하나하나 이런 반문을 하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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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턱턱 막히는 거대한 구조물..이런 것들이 전국에  이땅의 모든 강에 만들어져 물을 막는다. 흘러야 할 물을 막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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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강의 모습과 일의 진척에 사람들은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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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로 만든 도시- 강의 모래를 퍼올려 또 다른 세상을 만든다- 그들에게 모래란 무엇인가? 모래가 생명이 아니고 물질일 뿐-

그래서 이런 모습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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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모래성을 밟고 내려갔다- 중동면 소재지에 가서 점심 먹고 원기를 내기 위해 우리는 모래산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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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지천인 공덕천- 높아지는 수위에 대비해 한쪽면은 이렇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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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은 앞으로 변할 공덕천의 현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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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풍교 아래 이런 팻말이 무색한 공사현장- 지자체는 골재를 팔아 얼마나 챙길까?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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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만 파헤치고 퍼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강의 둔치까지 훼손을 시켜 직강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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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포 뿅뿅다리- 뒤편에 관광객들의 차가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관광이 가능할까? 아마도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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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목적지-내성천에 다달았다. 강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내성천-비가 제법 많이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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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발을 담그고 물을 느끼고 물과 내가 하나됨을 느낀다. 우리가 "강은 나다!"라는  일체감을 갖는다면 이 강을 영원히 흐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