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소묘 

 

너를 만나기까지

일억 사천만 년  전부터 해가 뜨고
다시 그 날의 해 이우는 곳
있다는 것 모르고 살았네

밤새워 뱉어 낸 늪의 숨결

수십만 평 도화지 위에
마른풀들이 적어놓은  알 수 없는 언어들
물꿩 오 남매가
밑줄 그으며 읽고 지나가는 동안
해독을 갈망하는
내 귀의 달팽이관 수 없이 꿈틀거렸네

물안개 걷어내며 떠오르는
두 개의 태양을 향해
빈 나룻배 한 척 풀어 노 저어 가면
그 어디쯤에서 만나게 될까
인간 이전의 나
가시연 씨앗

한 톨

 

  

 

 

집의 등뼈



흰 광목 두 필
극락정토를 끌어올린다

지붕 위 두 목수가
한 숨결로 끌어올리는 집의 중심
한 평 하늘이 환하다

상량이오, 상량이오
소리가 내어주는 층계를 딛고 올라 가
덜컥 맞추어지는 등뼈

오래 전
구부러진 노스님 허리
순간 꼿꼿하다
대웅전 한 채 허리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