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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재봉틀
소리의
도미노,
감꽃이 떨어진다
나무가 감꽃 따서 던진 건 아닐 터
보이지 않는 손이 꽃을 밀어낸 것이다
가지 속에 들어있는 앉은뱅이재봉틀
어머니 한복 만들 때, 꼭 감꽃이 떨어졌다
친구는 감꽃 주우러 가자했지만
재봉틀 돌아갈 때
천을 꽉 잡아 당겨줘야 했는데
천을 당겨야 촘촘히 박음질이 되었는데
겨우내 한 목숨을 괴고 있던 꽃손이,
한 목숨을 허공에 뜨게 한 손잡이가
바람을 휘젖는다 드르르- 다르르-
꽃받침을 돌리는 것이다
소용돌이치며 떨어지는 감꽃에
마지막 인두질한 흔적이
아직 반질반질하다
깃털 하나가
깃털로 개미누에를 쓸어내린다
알에서 갓 깨어난 불안을 보듬는다
손끝과 알몸을 이어주는 깃털 하나,
보듬을 때 손가락 힘과 동작이 일정하다
손끝에 온기의 말을 걸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뒹굴던 어린 옆구리에도
가장 오래된 숨결이 숨어 있을 것이다
새벽부터 동틀 때까지
개미누에가 마주했던 어둠이,
손끝 느낌이 깃가지에 가 닿은 그 어둠이
칠일 지나 애기잠을 잘 때까지
누에의 몸을 메운 것이다
잠자리를 같이 한 내 몸에도
뽕잎 뜯어먹는 소리 배어 있을 것이다
쓸어 모은 부드러움으로
네 번 잠자면 누렇게 실이 목까지 차오른다
섶으로 들어서자 우리 집이 커졌다
잠실蠶室 지붕이 날개를 펼친다
떨어지는 저 깃털 하나가
알을 부화시키고 날개 돋치게 할 것이다
약력> 손창기 - 경북 군위 출생. 200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달팽이 성자』가 있음. jango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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