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리를 가진 발

 

곽도경

 

 

발이 덥석 덫을 물어요

덫이 놀라 소리를 질러요

발뒤꿈치에 그 큰 아가리와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다니

와, 참 놀라워요

 

발이 덫을 물고 흔들어요

누군가 발의 아가리를 벌여

덫을 빼내려고 해요

덫이 피 흘리며 울부짖어요

 

통증이 숲을 흔들어요

덫에 발목 잡혀 이미 세상을 버린

멧돼지와 고라니들의 영혼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휙휙 돌아다니며

춤을 추어요

 

발이 얕은 구덩이를 파고

덫을 매장해요

숲이 숨소리도 못 내고

그 광경을 훔쳐보고 있어요!

나무들이 일제히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가요

쉿!

 

 

 

다섯 개의 입

 

곽도경

 

             

도화지 속에 사는 여자가 말을 해요

꽃잎 같은 입술이 자꾸 나풀거려요

 

그녀에게도 귀가 있지만

하루 종일 자기 말만 하는 입술 때문에

매일 조금씩 귀가 작아져요

세상에나

이제는 아주 없어 진 것처럼

보이지도 않아요

 

잠에서 깨어 난 그녀가

거울을 보아요

다섯 개의 입이 그녀를 향해 괴물처럼 웃어요

놀란 눈이 스프링처럼 튀어 나왔다가

제자리로 들어가요

 

그녀가 입을 닫고 귀를 열어요

입이 하나 씩 없어지고

귀가 조금 씩 자라나요

 

 

곽도경

 

계간 [시선]으로 등단

대구시민백일장 입상

계간 [시선]신인상

고령문학 작품상

계간 [시선] 정예시인 2인 선정 (2012)

시집/ 풍금이 있는 풍경

현/고령문협 사무국장

은시문학 사무국장

현대불교문인협회 재무국장

계간 [시하늘]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