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하숙

 

 박순덕

 

 

예천하숙집 장독엔

해마다 장꽃이 하얗게 피고

그 장으로 밥상을 차리니

칸칸, 비는 방이 없었다

 

삼십 년이 지나도 그 밥맛 잊을 수 없다고

어떤 이 포항에서 찾아왔다

 

배고플 땐 뭘 먹어도 맛있지 난 그저 밥밖에 준게 없네

그게 젤로 크지요 진짜 크지요

 

마당의 앵두꽃 지고

쌀알 같은 열매가 열린 날

그 옛날 예천하숙집 주인

앵두나무 그늘에 앉아 간장을 달인다

 

온 동네 입맛 다신다

 

 

 

 

담쟁이

 

집 사는 옥이 어매

술 팔고 웃음 팔아

새끼들 주린 배 채워 주었지

 

팔십 평생 꾸역꾸역

숟가락 닳도록 퍼넣어도

허기 면할 길 없었지

 

제 맘 하나 못 다스려

밤낮 술타령 일삼더니

급기야 병원이 제집 되고 말았지

 

허억 허억 숨이 턱에 차도

갈퀴 같은 손 담벼락에 붙이고

질긴 목숨 놓을 순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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