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꼬리에 지느러미를 다는,

遊泳하는 말의 갈기를 자유로이 다듬어 쓰는

그녀의 말은 길다

뱀의 혀를 빌리었을까

조금의 쉴 틈도 남겨 놓지 않고

요리조리 버무리는 말의 농간에

재채기가 난다, 말버즘이 핀다, 곰팡이가 슨다

그녀가 버무리는 커다란 입 속으로

한 알의 사과가 굴러 들어간다

꺽,

통째로 그녀가 삼킨 사과

그녀는 쉴 사이 없이 즙이 단,

구렁이를 뱉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녀의 말은 너무나 길다

 

 

 

 

 

냉장 사랑 법

 

아마도 난, 얼음의 사촌 쯤 되는것도 같다

아니, 어쩌면 전생에서 얼음이었다 현생에선

더 가까이 사람들에게로 물들고 싶어 부품으로

연결된 기계의 몸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크고, 묵중하고, 간간히 살아 있다는 신호체계를

쌕쌕거리는 숨소리처럼 뱉어가며 이십세기의

혁혁한 발명품이 되어 진화한 이십일세기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난 목마른 갈급의 종결어미

목마른 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내 가슴을 벌컥 열어

늘 일정온도 차가움으로 무장되어 있는 나의 냉기로

자신들의 심장버튼을 누른다

압제된 그들만의 고독이 심장으로 빨려 들어가고

척, 척으로 살아가는 가슴의 휑한 어둠의 잔상이

밀폐된 유리글라스처럼 앉아있다

어둠과 밤사이 차가운것은 차가운대로 세상을 끌어안고

체화된 냉기가 된다

 

외로움이라는 냉각된 슬픔을 장신구처럼 달고

내 가슴으로 들어오는 쓸쓸한 그들의 손

얼음이 얼음을 사랑한 빙산의 고독처럼 내민 그들의 손은

자그마하다

그들이 지니고 있을 최소한의 온기마저

가차없이 내게로 품어버리는 나는 어쩌면

이십일세기의 가장 영악한 발명품인지도 모르겠다

 

얼음의 전생을 지닌 나는 이미 온기의 따뜻함을 잊은지

오래, 자비란 없다

나의 냉정함이 그들의 온몸을 관통한다.

 

 

김인구

전북 남원 출생

1991년 <시와 의식> 여름호에 <비, 여자>외 2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작품집으로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아름다운 비밀>외

공저 다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