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김원희

 

중생대 백악기 때부터

 

켜켜히 쌓여진 나의 연서

 

무심한 그대

 

펼쳐서

 

한 줄 조차 읽지 않은

 

7천 만년이 넘도록,

 

 

 

 

 

돈 베니토

 

승마경기장 홀스메이트 소속

단단한 구릿빛 근육에 커다란 눈망울

쭉 뻗은 다리 우아하게 내딛는 폼이

중세기 백작인냥 고결한 돈 베니토

 

주인과 한 몸 되어 마장 돌다가

전생 무사였던 기억 떠올랐을까

말 발굽소리 빨라지고

호흡 거칠어 질 수 록

몸에선 열정이 되살아난다

장애물 펄쩍 뛰어 넘을 때마다

관중들 박수갈채 쏟아지고

천 년 전 전쟁터의 환호성, 환청이다

대대로 내려온 명마의 숭고한 혈통

삼단 장애물 넘고 에스자로 돌아

가뿐히 하늘 날아올랐다

 

순간 얻은, 하늘의 지분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

짧게라도 허공에서 그대와 나

혼연일체가 되어보는 짜릿함

 

김원희 1998년 <불교문예> 희곡, 2012년 <창작21> 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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