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책상이다*

 

 

이지아는 서태지와 이혼소송 중이고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어제까지 내가 알았던 그는 오늘부터 얼굴을 바꾸기로 했다

 

동쪽으로 해가 지는 저녁,

 

아침이 오기까지 해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몸 바꾸는 중이고

 

보름달을 볼 수 없다고 그믐달이 짜증을 내었다

 

내가 너무 잘 안다고 여기던 그는

 

나이가 오백 살이었다고 트위터에서 폭탄처럼 폭발 했다

 

그가 밤마다 한 숟가락씩 퍼 먹었다는 방부제가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아니 매우 궁금한 중이다

 

책상을 찾아 서쪽으로 떠났던 그가 드디어 돌아와

 

책상을 책상이라고 우길 때

 

나는 책상을 믿는다, 믿지 않는다

 

책상은 책상이 아니라고

 

해는 아직도 꼼짝 못하고 중천에 묶여 있다

 

* 페터 빅셀의 소설

 

 

 

 

 

에스토니아에서

 

 

노랗게 미쳐가는 밀밭을 지날 때

나도 짧게,

고흐처럼 미치고 싶었다

무겁게 들고 다니던

수많은 색깔들을 다 내려놓고

노란 밀밭처럼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는 만장일치가 되고 싶었다

노랗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그런 완벽한 일체의 순간

나도

고흐처럼,

노랗게 미쳐보고 싶었다

 

한보경

1, 2009 불교문예 등단

웹 월간시 <젊은시인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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