浦에서

 

바람이 파도잎에 싸여 한 생을 앓고 있다

집도 절도 다 버리고 낮달 하나 흔들면서

때로는 산을 돌아 나온

헛기침이나 토할까.

실눈 같은 수평선에 묻어나는 햇살들이

채마밭에 풀 자라듯 생각들이 무성하고

돌아갈 내 몸까지

묶고 있는 섬 하나.

 

 

  귀산(歸山)

 

버릴 게 더 없어서 막막하게 돌아볼 때

저 청송 하늘빛이 푸르게 만져졌다

첩첩이 밀려오는 파도

푸근한 숨소리.

동해도 오고 싶을 때 비워놓은 저 바다

보름사리 멸치 떼가 희번덕이는 오월 쯤

산마을 젓갈 한 독을 박꽃 꺾어 담겠다.

다람쥐 몇 번이나 나뭇가지 툭툭 찢어 내고

늦가을 다 마른 삭정이 낮달로 떨어져

눈 내린 꼭두방재 넘으면

진동하는 수박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