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

 

송은영

 

아침 신문을 보면

학연,지연,내편.니편

변절자,배신자,빨갱이,수구꼴통

주류,비주류만 있고 서민은 없다

 

진짜 서민은 언제쯤 제대로 대접 받나

달이 지고 해가 뜨면 

내일은 오늘이 된다

 

죄지은 자 떳떳하고

죄짓지 않는 자

두부처럼 단숨에 으깨진다

 

없는 것이 너무 많은 하늘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거머쥘 가방 끈 하나 없는 자유

없는 것이 차라리 구원이고 이데올로기다

 

 

 

 

 

 

 

겨울 과메기

 

낡은 외투를 걸친 초라한 노숙자같이

설한풍 되받아 치며 그렇게 견디고 있다

치욕의 모서리를 뽑아 코뚜레를 만들었다

난무하듯 헝클린 덕장곳곳에서

내장까지 훑어낸

납작한 뱃가죽을 드러내고 바다를 버린다

바람은 제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좀처럼 요약되지 않는 몸은

공복을 채워줄 누군가를 위한 것인가

밤새워 내리는 눈발을

미친 듯이 받아내며

완성된 또 다른 생

뼈를 추려낸 몸은 찬란한 지느러미를 키운다

축문처럼 지나가는 파도 소리에

살갑게 지나온 길

돌아볼 새도 없이

등푸른 육신을 쫀득쫀득하게

해탈한 겨울 과메기

풍경만 남은 수행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