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조

 

 

자두 밭 진입로에 느닷없이 빠져버린 자동차 바퀴

호위하듯 비행하는 고추잠자리 떼

레커차가 도착하고

늪의 깊이를, 상심한 나를 들어 올려야 한다는 것,

 

모를 일이다

다시 먹구름 떼로 몰아오는 장대비

빠져 나오려 발버둥 칠수록

그 오기만큼 깊어지는 미궁 앞에서

이미 잘못 든 길이라는 것 알아차렸을 때

직진도 후진도 불가능한,

 

저 수렁 속 끝이 어딘지를

지금 나는 묻지 않기로한다

 

소용돌이 선명한 바퀴자국에도

당당하게 꽃 피우고 지워내는 법칙 있을 것이므로

자동차와 레커차, 당신과 나

비 개일 이 늪에도

 

 

 

젖무덤

 

돌아 갈 길 없는 벼랑 이다

 

북부지방에서 출발한

칼자루 쥔 안락사 파문

 

온 몸을 헐어서라도 제 새끼만은 결코 포기 하지 않는

세상어미들의 최후의 사랑 법

퉁퉁 불은 젖 실컷 한 번 먹이고 난 어미소

아, 깊이깊이 주저앉은 붉은 몸자리

필사적인,

 

노산의 마른 젖 염치없이 빨아대던 막내

잦은 젖몸살로 키워 낸

내 엄마의 역사도 저러했을까

나 언제 되돌아가 팔베개하고 어루만질

살갗을 맞댄 것들의 뜨거운 눈 맞춤

 

 

** 경북 군위출생

2001년 계간<사람의 문학>등단

시집<밥 한 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