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팔다

 

이 설 야

 

 

서경주역에서 동대구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열차 카페에 앉아

 

나는 준비해간 캔맥주를 마시고

 

열차는 성숙한 들판과 산의 풍경을 바퀴에 감으며

 

새로운 풍경들을 천천히 풀어놓으며 달린다

 

열차는 운치있는 시골마다 늘어선 가을을

 

도매금으로 사서

 

도회지 역과 사람들에게 내다 파는 것이다

 

이문이 많던 적던 별 상관 않고

 

가을을 꼭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값을 깎아 달라면 깎아주기도 하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외상도 준다

 

행선지인 동대구역을 빠져 나오니

 

역광장에 열차 두 량 분량의 벼가

 

줄을 맞춰 전시되어 있었다

 

열차가 벌써 가을을 팔아 놓은 것이다

 

아마, 올해는 코스모스가 제일 비쌀 것 같다

 

 

 

 

 

 

가슴통발

 

 

 

 

씨티 필름같은 가슴 뒷면을 오려내

 

통발 하나 만들었다

 

한번 들어온 것은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새 통발을 감포 가을바다

 

파도의 경계 어디메쯤 매어놓고

 

전에 쳐 놓은 통발을 걷으니

 

등대 밤바다 수평선 뱃고동 집어등 소줏병 취기 등이

 

꼬리지느러미 하나씩을 달고

 

통발 속에서 파닥거리고 있었다

 

이만하면 괜찮은 수확이다

 

詩 두어 편 꺼리는 될 것 같다

 

오늘 놓은 통발에도

 

많은 詩語들이 잡히길 바라며

 

가을바다를 뒤돌아보며

 

또, 돌아보며

 

시멘트 견고한 회색 도시로 돌아와야만 했다

 

 

약력

1. 출생지: 경북 경주 출생

2. 본명: 이종문

3. 2007년 불교문예신인상 수상

4.시집: 수채화로 그린 여인

5.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

나. 주소: 경주시 황성동 893 황성주공2차아파트 205동 201호

다. 전화번호:

라.메일 주소: moon23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