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내가 잠시

당신의 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당신이 잠시

나의 속으로 들어올 수도 있겠군요

 

당신과 내가

잠깐 동안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당신과 내가

잠깐 동안 남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겠지요

 

내가 흘리는 한 방울 눈물이

당신의 마음 일 수도 있고

 

당신을 따라가는 내 마음이

금강물이 될 수도 있겠군요

 

우리 서로 흐름대로 있어도

천년을 같이 한다는 말이겠지요

 

 

학춤

 

오백원짜리 동전 두 개가 점퍼 주머니에서

엎어지고 잦혀지며 춤을 추었다

산마루에 해가 다리를 접을 때까지 나는 혼자서

경보 마라톤 선수처럼 숨 가쁘게 돌아다녔고

학 두 마리는 내 왼쪽 유두 위에서

포개졌다 떨어졌다 살을 비비며 날갯짓을 했다

한때는 화투장 솔광의 학처럼

두 다리를 세우고 목을 길게 늘여

입신양명을 꿈꾸며 소식을 기다린 적 있으나

그것은 물 건너 간 지 이미 오래되었지

 

불을 끄니 방안은 온통 칠흑의 바다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별빛도 잠들었다

들숨과 날숨들이 유빙처럼 떠도는 물결 위에서

한 평의 구명정에 올라 표류하는데

작은 불빛 하나가 멀리서 다가온다

등대 불빛인가 아니면 학의 머리인가

학은 승천 초월 장수 등을 의미한다 했는데

학의 등에 오르면 선계를 넘나든다 했는데

이 검은 속세의 바다에서

연뿌리처럼 선계의 꿈이라도 꾸는 것인가

노송처럼 늘 푸르지 못한 내 점퍼 주머니에서

학 두 마리는 내일 다시 춤판을 벌일 것이고

나는 갯벌을 돌아다니느라 바쁠 것이다

 

 

약력

-충남 공주생

-.2003 불교문예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공주지부장

-.시집:초저녁 빗소리 울안에 서성대는 밤. 등 공저집 다수

-주소:공주시 옥룡동 중골4길 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