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

 

홍소 이 창 한

 

 

겨울 해지고

어스름이 깔리면

탁자위에 백열등이 말갛게 켜지고

가지런한 나무의자는

가로 세로 높이를 맞춘채

반질거리는 얼굴로 손님을 기다린다.

 

칸막이 쳐진 부엌쪽에서

나무타는 냄새가 푸르스럼하게 깔리고

연신 사기그릇 부딪는 소리가

구부려 드나드는 쪽문 사이로

드문드문 새어나온다.

한데 바람은 가게 문 밖에서

유리문을 잡고 흔들며 징징거리고

신작로쪽 떡방앗간 짚가리 돌아서

패를 이루며 왁자한 소리로 들이닥치는 술꾼들

싸늘한 바람과 함께 얼어 푸석한 얼굴을 연신

문지르며 부엌쪽으로 인사를 건넨다.

 

순간 바람에 흔들거리며

어두움에 발그레한 빛의 파문을 일으키는 백열등

구석구석 벽을 어루며 비추는 낮은 촉수

검은 그림자로 길었다 짧아졌다를 반복한다.

 

뜨거운 국물이 나오고 서둘러 후후 불어가며

주객들의 입김이 천정으로 향할 때 마다

더운 입김은 따뜻한 백열등빛에 비추어

직선으로 곡선으로 둥글게 말리며

무대위의 조명처럼 현란하다.

 

권하며 술 따르는 소리사이로 간간이 섞여 나오는

호탕한 웃음과 탁자를 두드리는 손바닥 소리

주인은 저쪽에 멀뚱히 혼자 앉아 마른 명태의 눈알을 씹고 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저 깊은 어두움의 시간은 이어지고

겨울바람은 목로주점 밖에서

유리문을 흔들며

마냥 서성이고 있다.

 

 

 

자 존 심

 

 

비오는날

고인 빗물에

수많은 파문이 동글동글

눅눅한 대문간에

목줄도 없는

그래서 더욱 갈데도 없는

 

반질반질한 검은 승용차

촤-아

빗물을 틩긴다

흠뻑 뒤집어쓴

개한마리

후루루 빗물을 털며

고급 승용차 뒤쪽을 보고

야! 이!

개새끼야!!

 

 

경북 상주시 개운동 605-12

054)535-4411, 010-5535-4411

시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2009)

영강 지상백일장 시부문 당선 (2010)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시 당선 (2010)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수필 당선 (2011. 2)

상주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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