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에서

 

박 해 자

 

한 발짝 물러서서 다리 꼬고 앉은 바람

옛 생각 공 굴리다 백악기를 여행 중이고

수 억년 침전된 역사 외톨이로 서성인다.

 

앞산도 무너질라 공룡의 기침소리

그 원혼 장엄하게 회생의 날 손꼽으며

비상할 채비 하느라 목을 빼고 살핀다.

 

늪지를 굽어보는 경칩은 목전인데

길은 멀고 낮 설어도 부표처럼 깜빡이는

떠날 곳 정하지 못한 여린 철새 눈이 붉다

 

 

 

그래도 그 영감탱이가

 

세상에서 몸아픈게

젤로 섧은께 아프지 말고 살어

 

맨 날 술이나 퍼 마시고 돈 생기면 노름에 기집 질이나 하고 돌아다니다 돈 떨어지면 집구석에 기 들어와 날 개패 듯 때리고 해서 저놈 언제 자빠져 죽을라나~하며 살았는데 작년에 영감탱이가 죽었거든 근데 한 여섯 달쯤 지나니까 글쎄

 

 그놈의 영감탱이가 보고 싶어지더라니까

 

 

박 해 자

상주출생 . 중대예술대학원문창과수료 . 숲문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