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자

 

 

보상금이 풀리자

 

문전옥답을 물밑에 넣은 사내들의 주머니 속

 

돈 냄새가 퍼지자

 

진한 화장을 한 철새들이 몰려들었다

 

이주단지 변두리 판자촌 술집 마다

 

아 아 예안의 밤이여 젓가락 장단소리

 

뭇 새들이 뽑는 유행가 요란했다

 

 

새 한 마리 돌아가지 못했다

 

검은 머리 둥근 눈망울 붉은 입술

 

그만 돌아 갈 날을 잊고 말았다

 

여행 가방 가득 가득 지폐를 담아

 

부산 가는 길 훌훌 날아가야 했는데

 

유부남이 달콤한 말로 세우는 하루 밤 풋사랑에

 

그만 청춘이 묶이고 말았다

 

 

호반식당 있던 자리에서 늦은 점심이다

 

노릿한 꽁치구이 냄새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집 한 채를 세내어 이젠 아가씨가 아니라

 

주인 행세로 잉어회를 뜨며 술을 팔았다

 

애비를 꼭 닮은 사내 아이 둘

 

예안 호 푸른 물속에 넣지 않고 키웠다

 

손님 방 벽에 걸어놓은 아이들의 상장을 자랑하며

 

가끔 안개처럼 치솟는 신분의 못을

 

탱탱한 엉덩이로 꾹꾹 눌렀다

 

 

그 언니 인물은 참 좋았지요

 

출신이 좀 솔직히 첩이잖아요

 

송 씨 아재는 두 아들을 자기 자식으로 생각하질 않았지요

 

아이들이 서른이 넘도록 벌이는 안 하고

 

부산 바다에 낚시만 다닌 데요

 

분열증 약을 먹으며 모텔엔가 청소 일 다닌 데요

 

그 언니는 아직 뒤태가 처녀 같아요

 

 

 

 

남자 성보고 결혼 했다는 식당 여주인은

 

그 언니 사는 꼴 보고 가슴이 아팠단 말을 여러 번 했다

 

 

종유석처럼 자란 못은 끝내

 

뒤태를 뚫고

 

아이들의 삼십 대까지 꿰고 말았다

 

 

 

 

 

춘설

 

 

난분분난분분

지상에 닿으면 금방 자유를 잃어버리는 너는

요단강에 보탠 세례 요한의 눈물

잉태의 뒤에 숨어 가만히 훔쳐 보는 너는

진이의 디리속곳에 묻은 오줌

 

난분분난분분

학가산온천으로 갈까 풍산주막으로 갈까

온탕과 냉탕 갈림길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흔들리는 너는 

 

난분분난분분

九天에 깊이 숨어 한숨 자고

다시 맑은 얼굴로

입춘을 타고 올라가 가지마다

쩡쩡 강 얼음 풀어지는 소리 내며

봉긋 목련 꽃눈으로 필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