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악장

 

김미지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메타세콰이어 숲길

노부부 한 쌍이 다정히 걸어간다

켜켜이 쟁인 시간의 그늘들

태양도 침범 못할 지붕을 이었다

꽃 핀 흔적들 우듬지 만큼이나 아득해

애써 두근거림의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잡은 손은 제 살 같이 무덤덤할 뿐이다

둥근 원을 그리며 자전거 한 대가 스쳐가고

빨간 자동차가 그 뒤를 재빠르게 달려갔다

투덜투덜 트럭이 멀어지는 길 끝에

희뿌연 햇살 한웅큼 쏟아져 내린다

어둠살 저문 흰 머리칼엔 소진된 열정 대신

아늑한 고요가 빛건반을 자꾸 옮기는지

푸른 천칭 속 아다지오의 선율

깊어진다 



    김미지

대구 출생

199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문』이 있음


대구광역시 

miji340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