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박희용



늙은 어미

자르고 깎고 막고 파

성형수술하면 무엇해

늙은 어미

빨갛게 노랗게 파랗게 분칠해

다시 시집가면 무엇해


늙은 어미

팔자에 없는 호강은 싫다

평생소원 하나

태백산맥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 해

영남의 가장 낮은 곳까지

소리 소문 없이 흐르는 것


늙은 어미 토막 내어

시장에 내 놓는 자식들아

내 팔리거든 부디 잘 살아라

배반을 가슴에 보듬어 안으며

황지에서 부산까지

저절로 흐르는 것


봄에는 꽃잎을 싣고

가을에는 풀씨를 품고

하늘이 준 수수한 옷 차려입고 

하염없이 흘러 천삼백리 길 

알알이 열린 강변 생물들

잘사나 못사나

여울마다 몸 뒤척이며 물어보다


하얀 머릿수건 흔들며

남쪽바다 깊숙이 한 생애 묻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