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카타브라


            곽 도 경


대가야체험축제 마지막 날

역사테마공원 입구

키 작은 나무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소원을 읽는다.


‘동성로 여자들 다 상혁이꺼’

‘하늘에서 멋진 남자들 주룩주룩 떨어져라’

‘나만 잘 되게 해 주세요 오직 나만......’

‘똥방오빠 여드름 빨리 낫길’


어이없고, 황당하고

이기적이고, 재미있고

기발한 소원들 훔쳐보다

무슨 못 볼 것이라도 본 것처럼

소리 죽여 키득키득 웃는다


문득 내 소원은 뭘까

마음에게 묻는다

소원 하나 없이 살았는지

선뜻 답을 찾지 못한 마음이

남의 소원지 위를 몇 바퀴 서성인다

 

 다른 이들의 소원 앞에서

 오히려 내가 더 간절하다

 아브라카타브라

 아브라카타브라


복수초

 

 

곽도경

 


약속도 없이 너를 기다린다


네가 올 것만 같은

그 산자락에

언제나 너 보다 먼저 가

기다리는 동안

고장 난 심장은

늘 그렇게 쿵쿵거리고


세상 누구보다 먼저

봄을 데리고 온 네가

금빛 얼굴 세상 밖으로

쏘옥 내밀면


눈이 부셔

나는 너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오래 기다렸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환해진 허공만

널 만지 듯 가만히 쥐었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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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백일장 입상

한맥문학 신인상

계간 시선 신인상

고령문학상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

은시동인

대구문학아카데미 회원

고령문인협회사무국장

시집/ 풍금이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