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군 인형

         임술랑

 

 

 

개운못 예비군 훈련장

전봇대에 묶어 놓은 괴뢰군 프라스틱 인형

늠름하다

꽃도 피었다 지고

낚시꾼도 왔다가 가고

단조로운 햇살만 내리쬐는 날

바람 속에

멍하게 있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그와 둘이서 듣는다

편하고 한가하다

그는 총을 들고 지키고

그 옆에서 나는 한숨 잔다




伏龍洞幢竿支柱

            임술랑

 

 

 

내가 이 당간지주 앞에서

머뭇거릴 줄 몰랐다

그러다가 이 지주처럼

여기서 붙박일 줄도 모른다

거대한 기둥을 세워

佛깃발 휘날리던 하늘은

크고 바람도 많다

당간지주가 있는 횡단보도

여기 머뭇거릴 이유가 있는가

내가 그대를 몹시도

사랑하는가

살이 뽀얀 당신

아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