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甁) 속의 새 1



신순말

 


포로로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몇 번 몸을 출렁이다 이내 반듯해지는
가녀린 나뭇가지라도 그 무게쯤 가뜬하다

움직이는 새를 못 움직이는 나무가

저렇듯 품어주고 있음을 생각하니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득하다

새가 깃든 고운 병 깨트리지 않아도
입이 좁은 병속 새를 누군가 꺼냈을까
앉은 새 떠난 후에도 가뿐히 선 나무처럼






해우소에서
-근심에 관한 명상-


 신순말


어설피 씹은 하루 트릿하게 있노라면
매 순간 순간이 하루가 되는 거라
그 말씀, 생목 오르고 새 한 마리 날았다.

저 새, 순식간에 근심 풀어 나는데
한 길 사람 속 삭히지도 못하여
한나절 열두 고개를 돌고돌아 가는 길.

없는 복에 눈멀어 자꾸만 그윽대며

서리어 앉히는 일 늘 쉽기야 하는가
근심이 근심이도록 길을 내어 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