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暴雪 


 

 

바람이 일고

한 잎, 낙엽이 진다

두 잎, 진다, 그리고 또 한 잎…

그 위에 어른하는 눈발

지나온 길 점점 묻혀가면서

보깰 틈도 없이

낙엽 한 잎, 한 잎… 진다

다시 바람 일고

낙엽 쌓일 틈도 없이

떨쳐 드날리는 눈발

  *어른하다: 얼핏 한 번 나타났다가 없어지다.

  *보깨다: 무슨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자꾸만 쓰이어 불편하다.

 

 

 

  

무엇인가


 

란 무엇인가

 

누가 그렇게 말했던가

 

사람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를 말하고 있는 것일 뿐

를 생각하는

순간의 일일 뿐

처럼

같은 삶이라고

얼마나 거짓으로 살아왔는가

그러나 이런 말들은 이미

내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앞에서는 말[]이 없다

말이 필요 없다

다만 앞에서는 말을 잃을 뿐

단 한 편의 를 앞에 두고

전혀 말하지 않고 있음은

 앞에서

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

부끄러워하라, 다만  앞에서

를 말한다는 것은

자유로운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행동이, 표정이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를 말할 수 있는

[]을 멸할 수 있는

가장 체계적이고 완벽한 존재의

위장술僞裝術 

 

 

 

 < 구재기 약력 >

• 충남 서천 출생

1978[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휘어진 가지』와 시선집『구름은 무게를 버리며 간다』등 다수

• 충남도문화상, 시예술상본상, 충남시협본상 등 수상.

• 충남문인협회 회장과 충남시인협회 회장 역임

• 현재 40여년의 교직에서 물러나 <산애재蒜艾齋>에서 야생화를 가꾸며 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