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웹진]문학마실~...114호...
   2019년 12월

  1. 내일을 여는 창
  2. 소설
  3. 수필
  4. 권서각의 변방서사
  5. 이달의 작가
  6. 동인지를 엿보다
  7. 작품집에 스며들다
  8. 시와 거닐다
  9. 사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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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닉네임 조회 등록일
공지 2014년 1월 41호부터 2014년 10월 53호까지...
편집자
83156 2014-11-03
7 8월 외 1편/송은영
편집자
5277 2010-07-30
10.08월 3호 시 8월 8월에는 생기 잃은 풀뿌리가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 있었다 나는 사랑의 노고와 무게를 알지 못해 모두에게 이방인이 되었고 어느 해 보다 뜨거운 정오의 태양은 새로운 유전자를 쏘아 비취색 바다를 금빛으로 수 놓았다 만남과 이별 사이에서도 공손하지 못한 8월은 매일 찻물을 끓이듯 활활 타올라 나를 더 미치게 만들었으며 그 여름 파장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한 나는 인연을 부둥켜 안고 목 조르는 버릇이 생겼다 신의 직장 저들은 우리가 내신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 우리는 힘겹게 살아도 아무 관계없이 등따숩고 배부른 직장인이라는 것 탄핵되는 대통령 하루 살이 장관 대법관도 징계를 먹지만 저들은 기물을 파손하고 법을 어겨도 어느 누구 처벌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 신의 직장이란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드는 것 눈먼 돈을 삥뜯으며 명령만 하면 되는 직장에 사는 저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뒤에는 강력한 신이 있다는 것 혀끝에 녹아 드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사명감으로 일하는 저들은 어떤 혁명도 없이 한끼 벌어서 한끼 먹는 사람보다 알고 보면 더 빨리 명퇴 된다는 것  
6 아니오 외1편/남태식
편집자
4876 2010-07-30
10.08월 3호 시 아니오 남태식 무덤의 나라에는 아니오가 없다 아니오가 없는 무덤이 허물고 쌓고 허물고 쌓는 것들은 모두 무덤 무덤들 위에 새로 피우고 돋우는 꽃들도 무덤 풀들도 무덤 무덤이 된 꽃들이 슬프다 풀들이 슬프다 아니오가 없으면 아니오가 없는 나라도 무덤 그 나라의 산천이 모두 무덤 아니오가 없는 무덤이 슬프다 아니오가 없는 나라가 슬프다 그 나라의 산천이 모두 아프다 벗다 무덤에 안 드니 경칩 지난 눈바람도 무지 매섭다. 골골 휘저으며 눈발로 등성이를 내리 뭉개니 시려 가슴을 웅크려 오므린다. 눈밭에 몸을 숨기니 겨울은 아무래도 못 건넌다. 무덤에 드니 한겨울의 칼바람도 다소곳하다. 찬 기운 오래 일도록 밤새 빚은 눈의 뼈 굳히지 않고, 잠깐 든 햇살에도 모두 삭힌다. 무덤에 몸을 묻으니 겨울은 아무튼지 건넌다. 무덤에 들어 겨울을 건너니 느닷없는 봄이 오고, 드디어 무덤마저 다 벗는다. 남 태 식 시집 <속살 드러낸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내 슬픈 전설의 그 뱀> tsnbd@hanmail.net  
5 병(甁) 속의 새 1 외1편/신순말 [1]
편집자
5312 2010-07-30
10.08월 3호 시 병(甁) 속의 새 1 신순말 포로로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몇 번 몸을 출렁이다 이내 반듯해지는 가녀린 나뭇가지라도 그 무게쯤 가뜬하다 움직이는 새를 못 움직이는 나무가 저렇듯 품어주고 있음을 생각하니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득하다 새가 깃든 고운 병 깨트리지 않아도 입이 좁은 병속 새를 누군가 꺼냈을까 앉은 새 떠난 후에도 가뿐히 선 나무처럼 해우소에서 -근심에 관한 명상- 신순말 어설피 씹은 하루 트릿하게 있노라면 매 순간 순간이 하루가 되는 거라 그 말씀, 생목 오르고 새 한 마리 날았다. 저 새, 순식간에 근심 풀어 나는데 한 길 사람 속 삭히지도 못하여 한나절 열두 고개를 돌고돌아 가는 길. 없는 복에 눈멀어 자꾸만 그윽대며 서리어 앉히는 일 늘 쉽기야 하는가 근심이 근심이도록 길을 내어 주는 일.  
4 용사동락락龍蛇同樂樂 외1편/차영호
편집자
4509 2010-07-30
10.08월 3호 시 용사동락락龍蛇同樂樂 차 영 호 문경 가은에 가면 연개소문 세트장이 있고 삼족오三足烏 날개 펄럭이는 고구려적 안시성도 있어 성안 옥사獄舍에 걸린 주련柱聯 용사동락락龍蛇同樂樂 톡 까놓고 뒹굴면 왕후장상이나 백정고리짝이나 매일반이라는 말씀 저거 요새도 유효한 쿠폰일까 고치를 짓다 어둑발 내리는 대둔산 북사면을 오른다 머나먼 절집, 비단길앞잡이처럼 앞길 걷던 노인이 손사래 치며 주저앉는다 이윽고 일주문 턱인 돌 틈을 삐져 모롱이 도니 보인다 산이 반도가 지축이 기울어질 만큼 육중한 성곽, 저걸 딛고 어디까지 오르라는 것이냐 계단 밑 쪽방마다 틀어박힌 머리 파르란 여치들, 어쩜 그리 고치 속 번데기처럼 말갛게 길들여져 있을까 모두들 한사코 끌어안은 보퉁이 어여 내던지라고 한 무더기 새떼 높이 울며 허공을 난다 갑자기 엉치등뼈가 아프다 내 친구 젊어죽은 오쟁이가 불쑥 발치에서 튕겨 나와 독성각 괘불탱 수염 같은 터럭을 뽑아 고치를 짓는다 친친  
3 붉은 밭 1외1편/박명희
편집자
4655 2010-07-30
10.08월 3호 시 붉은 밭 1 박명희 집에서 먼 밭 돌 반 흙 반이던 붉은 밭 엄마는 그 밭가 느티나무 아래 밥을 부려놓고 나를 부려놓고 온종일 밭을 일구셨다 사방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 어린 나는 면벽수행법을 배웠고 엄마는 한숨 같은 휘파람을 배웠다 밭 가운데에 맑디맑은 옹달샘을 품은 밭 아홉 식구 밥을 품은 밭 이따금 미풍이 책장을 넘기 듯 나를 넘기면 붉은 밭이 나오고 옹달샘이 나오고 무지개가 나오고 하늘빛 나이아가라치마를 입은 젊은 엄마가 나온다. 붉은 밭 2 박명희 제 어미 자궁을 찢고 목화꽃 탄생하는 목화밭을 온종일 바라보고 있었지요. 몸이 무려울만큼 심심했지요. 그래서 꿩처럼 껄껄 울어보았지요 산도 껄껄하고 울었지요. 엄마, 빨갱이 내려온다며 옹달샘에서 물 한 바가지 떠다 보리밥 한 덩이 말아줬지요 열여섯 살 어린 빨갱이 내려와 밥 빼앗아 간다며 겁 줬지요 그때 나는 빨갱이가 밥 뺏어가는 짐승인 줄 알았지요. 살쾡이 같은 너구리같은  
2 유행가 다시 부르다 외 1편/정선호
편집자
4443 2010-07-30
10.08월 3호 시  유행가 다시 부르다 리메이크된 유행가, 가사는 그대로인데 음정과 박자 바뀌었군요. 젊은 작곡가들 노래가 처음 만들어지던 세월 리메이크한 것일 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한때 무대 위 화려하게 장식했던 노래 세월 흐르자 강물 속에 가라앉았다 수면 위로 떠올라 흐르는 것이지요. 다시 떠올라 예전 사람들과 요즘 사람들 섞여 함께 바다를 향하는 것이지요. 예전보다 빠르게, 외국어도 섞여 불리고 있네요. 보세요 세월이 리메이크된 지금, 펑퍼짐한 청바지 입은 늙은 가수들 묵혀 두었던 기타 들고 길 나서고 있네요. 젊은 가수들 그들의 악보 들고 자동차로 거리를 질주하고 있어요. 그 노래 강물위에 꽃밭 이뤄 환하게 흐르고 있네요. 수로왕비릉* 앞에서 물을 긷다 수로왕비릉 앞 약수터에 사람들 가득하다 허황옥은 아유타국에서 가야국에 도착해 먼 여정에서의 목마름에 약수터 만들었다 살아있는 동안 백성 위해 약수를 주고 죽어서도 후손들 위해 무덤에서 약수 만들어 올려준다 사람들 젖 먹던 시절 떠올리며 물 받고 있다 어느 깊은 밤 무덤 속이 무척 궁금해 무덤에 들어갔다 들어가 약수 만드는 수로왕비와 금관가야의 인부들을 만났다 그들과 인사하고 약수 만드는 공정을 지켜보았다 왕비는 나를 능 앞 공주노래연습장으로 인도했으며 약수로 술 빚어 주었다 그 곳엔 왕비의 딸들 모여 가야금 연주곡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왕비 역시 불멸의 가수 꿈꾸며 밤마다 노래를 연습해 왔던 거였다 수로왕비가 백 오십세까지 살았던 비법은 약수와 약수로 빚은 술을 마시고 매일 밤 달을 보며 노래를 불러서였던 거다 *. 수로왕비릉 : 경상남도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가야의 수로왕비의 능 **** 정선호. 시집 『내 몸속의 지구』  
1 (독자 투고작)구박데기 밥상 외 1 편/최기종
편집자
4462 2010-07-28
10.08월 3호 시 구박데기 밥상 최기종 어깨 아픈 아내를 대신해 밥상을 내었다. 아내의 웃음 한 줌 받아낸다고 깐에는 큰 맘 먹고 밥상을 차렸다. 밥은 밥통 속에 있었고 국은 가스렌지에다 데우면 되었고 찬거리도 줄줄이 냉장고에서 기다린다. 하나씩 꺼내어 덮개만 벗기고 밥상에 올렸다. 하! 이렇게도 수월한 걸 몰랐네. 1식8찬에다 국물까지 보탰으니 상다리가 휘었다고 자찬하면서 아내를 깨워서 밥상머리 앉혔는데 이제 아내의 칭찬이 눈처럼 내릴 거라고 '룰루랄라'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아내는 눈도 주지 않고 푸념일색이다. 이거 구박데기 밥상이구만. 어제 먹던 걸 그대로 내면 어떠케에? 이거야 칭찬은 고사하고 돌무더기만 와르르 무너져내린다. 밥상을 차리면서 최 기 종 간장 한 종지 내는 데도 피와 땀과 눈물이 들어간다. 생선 발라 드시던 어머니의 웃음이며 무시밥 팍팍 비벼 먹던 사랑님이며 입 삐척거리며 콩조림 뱉어내던 아들내미며 깨소금내 풀풀 핑기던 딸내미 모습이 어른거린다. 삼색나물 묻혀 내는 데도 빛과 소리와 향이 스며든다. 조물조물 바삐 움직이는 손놀림 따라 데쳐낸 음표들이 소리를 내고 금이 되고 은이 되는 색깔이며 향내가 소복소복 봄산을 이룬다. 뒷모습 그대로 종종거리면서 손을 놀리고 도마를 치고 불을 댕기면서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는 데 기본 찬거리만으로도 세상은 광활했고 호화판 잔치상 상다리가 휘어도 세상은 초근목피, 보리고개처럼 빈약했다. 된장찌개 한 뚝배기 끓이는 데도 행주치마 저고리 다 젖는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리를 만든다고 세상에서 가장 질긴 끈을 잇는다고 손으로 발로 가슴으로 차려 놓은 밥상 위에 복숭아꽃, 살구꽃 활짝 피었다. **** <만경강> 동인, <목포작가회의> 활동. 교문창 회원시집『대통령 얼굴이 또 바뀌면』에 작품 발표<1992년> 시집『나무 위의 여자』, 『만다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