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 긴 기다림의 끝에 서서 


연일 발령하는 폭염 경보
발톱을 세운 불볕더위만큼
절정에 달한 매미의 울음이 찌렁찌렁 지축을 흔든다
얼마나 울어 젖혔는지 울대가 맹맹하다
울다 울다 지치기도 했겠다
스르르 스르르 코맹맹이 소리로 변하는 울대

다섯 번의 허물을 벗고나서 환골탈퇴까지
인내심을 장착하고 숨죽인 암묵의 세월
매미의 생은 참으로 위대하다
한 번의 사랑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하는 숭고한 생
4포* 세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면 분명 의식을 새롭게 깨우쳐야 할 경종의 뭉치이다

불완전 변태를 반복하는 동안
뿌리에 기생하여 정갈한 수액만을 흡착하는
흡혈 성충의 군집
제 살점을 희생하는 나무 덕에 성충은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훗날 녹음을 누리며
신나게 휘파람을 부는 것이리라

리비도의 본능적 욕망은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끝없는 구애
짜릿한 쾌감이 절정에 달하면 이윽고 완성하는 사랑
울어서 실현되고 침묵으로 완성하는 종족보존의 업적은
누구도 근접 못 할 매미만의 빛나는 행적이다
그러니 짧은 생! 가엾다 여기지 말자
짧고 굵게 살다가는 뜨거운 생애
누군가는 동경의 눈을 치켜뜨리라

쟁쟁거리는 매미의 울음이 잦아지고
짧아진 치마 길이 만큼
탱탱하던 여름의 함성이 짧아지면



징 소리로 박히는 매미의 마지막 합창

반쯤 열어놓은 유리창 너머 쪽빛하늘은
떡갈나무 잎사귀를 흔들며
뒷모습이 아름다운 노을 빛을 데려와
밤별과 도란도란 가을을 교섭중


*연애,결혼, 출산 포기의 3포에서
인간 관계까지 포기하는 현 세대






고인돌


탯줄 끊고 
한 생을 살다간 웅장한 족적
선사에서부터 영원으로
암각을 따라 흐른다

풍우에도 흔들림 없이
지축 흔들어  깨우는
째깍째깍
수 억 만년 이어온 장구한 태엽 소리

고고한 달빛의 유연함 잉태하고
낭랑한 의식으로 합장한
영생으로의 염원
승천하여

안식하는 불멸의 굄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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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향 임소형 프로필

경북 상주출생
전북대 사범대학 졸업.  중등교사 역임
전)상주여중 교사
황금찬 시맥회 문학광장 55기 등단.  문학광장 문인협회 회원. 문학광장 홍보위원장. 문학광장 통권 61호 이달의 시인. 공저. 한국문학 대표시선 3. 4
현 (주)핸디데이타 디앤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