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우물



늙은 샘 하나

쉼 없이 물 퍼내고 있다.


논바닥 갈라 터지는 가뭄에도

한 번 마른 적 없었던 우물

오십여 년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자식 위해 물 길어 올리고 있다.


손가락 마디마디

구부러진 연탄집게처럼 굳었어도

신음마저 텅 빈 뼛속으로 밀어 넣으며

끝내 견디시는 아버지


바람 유난한 이월 초사흘 밤

먼 기억 속 우물이 되어

우, 우-

야윈 달 바라보며 속울음 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쉰을 넘긴 엄마와

열네 살 아들이 대화를 한다.

“아들아, 지금은 젊은 사람도 일자리가 없어 힘든 세상이라 엄마는 늙어서 일하러 나가기가 좀 그러네"

“헉, 엄마, 청년들은 자식이 없지만 엄마는 자식이 둘이나 되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엥, 뭘 잡아?”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심장에 날아 와 박히는

틀리지 않아서 더 기막히고 슬픈 그 말 붙잡고

엄마는 오늘도

지푸라기 잡으러 간다.



계간 [시선]등단

시집/ [풍금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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