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영원히 끝나지 않는 몽유도원도 속처럼 한 폭 그림이다

 

사람들이 그림을 둘러싼다

​왜가리 떼가

똥 싼 것도 아닌데 괜히 닦지 말라고 구도에 대해 설법한다

 

힐긋힐긋 훔쳐보던 숲속 원숭이들이

먹었으면 입 닦고 쌌으면 밑 닦는 게 득도라고 제대로 깔깔댄다

 

꿈속이라도 좋아서 잠이 깨지 않길 바랐다

 

마른다, 바로 닦아라

그래야 제대로 된 수도지 산사 비구를 내려다보던 양떼구름이

떡이라도 만들 기세로 입방아 찧는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도통 모르겠냐고, 도통 모르겠다고

해도 달도

밤낮으로 꺼이꺼이 울었다

 

 

 

 

 

 

 

 

 

폭설

 

아나운서의 폭설 경보라는 말마저 얼어붙어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길이 먼저 사라지고

사람과 사람의 길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루 이틀 쉬면 좋겠다는 말도 녹아들지 못하고 쌓여있다

그만 그치라는 말이 창밖 나무에 걸려 있다 뚝 떨어진다

쩍 쩍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들이 흰 살결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가난은 쌓인 눈보다 더 희다

독설 아닌 독설에 자꾸 미끄러지는 사람들

허한 고개를 넘고 있다

싸리비도 눈가래도 모두 손을 놓았다

눈밭에 발자국을 심는 드문드문 아이들과 멍멍이가 보인다

하늘에서 하시는 일이다​

족히 삼 일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

 

 

 

 

 


2012<<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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