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

                                      

 

물위에 떠서

흙 한줌 갖지 못하고 태어나

 

바람 불어와 물이 출렁일 때 마다

연약한 실뿌리로 버티고 영양분 빨아먹고

잎의 둥근 주머니는 희망 싣고

동그란 초록 잎으로

푸른 하늘 우러러 햇살 가득 안아

삼복더위 견디며

 

승리의 꽃대를 높이 올려

연보라색 꽃을 피웠다

부레옥잠

 

 

 

 

빛바랜 열이틀

                                       


병원 침대에서 하얀 시트를 덮고

그림자도 없이 살았다

 

숨쉬기와 검사만하고 머리는 텅 비고

자꾸 표백되어 갔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병마를 하나 둘씩 떼어갔다

 

유턴 점에 이르자

사라졌던 내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림자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밤에 병원복도를 산책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불빛, 아름답게 반짝였다

겨울나무들이 오색단장하고 보고 있다

다시 색을 찾았다

 

 

 

 

약력 ; 2009년『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하루치의 무게』

       대구 경북 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