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에 장경  

 

 

착각하지 마라!

84천 대장경이 합천 해인사에 있다고,

 

84천 번민을 털어내는 84천 사람살이

84천 사람 사이에 문제 있고 답도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장경각과 장경들

지금 발 디딘 세상이 대 장경각이다

 

합천해인사에 가기 전에 먼저 살펴라

내 몸이 장경이고 이웃이 선승(禪僧)이다

 



7월 장마  

             

 

천지사방,

낯선 곳으로부터 밤낮없이 밀려오는 찬 기류들이 간간이 낮은 구름들을 만나 저기압을 형성하더니 곳에 따라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 장마가 시작되었고 일교차 심한 젊음이 몸살과 불면으로 부대끼기 시작했다

 

내 젊음의,

고온다습한 피가 더욱 뜨거워지는 7, 여름이 되면서 수온은 예년보다 높았고 흐린 날과 갠 날이 반복되는 조울증도 일찍 찾아왔다 곳에 따라 들이닥치는 집중호우로 상습침수지역인 가슴 밑바닥엔 펄이 쌓여갔고 습지식물로 자라던 나의 시는 뼈다귀만 남아 축대 부실한 갈비뼈 아래로 굴러 떨어져 무너져 내리는 살점들을 떠받쳐야 했다

 

불면의 밤마다,

볼모가 되어버린 희망은 배수로 막힌 세상의 막장까지 떠밀려가면서도 거기 하류로 떠내려 온 쓰레기들 속에서 눈 뜬 목숨들 거두어 기둥삼고 유실된 농경지에 뿌리 든든한 수종으로 골라 심으며 먼 바다를 향한 항해를 멈추지 않았다

 

7월 장마,

천둥번개 동반한 일기불순으로 근육은 더욱 야물어지면서 흘러 흘러서 도달한 강의 하류, 눅진눅진 얼룩진 살점 아래 덧 난 상처들 제풀에 아물고 뼈마디 소리 없이 굵어지는 장마 때 마다 펄 밭에 내린 뿌리 단단해져서도 아직도 더 가야 도달하는 먼 바다의 길

 

태풍속의 배 한 척,

일교차 심한 내 청춘을 관통하여 먼 바다로 나가는 물의 길을 따라 긴 격정의 우기를 보내고 나서야 도달한 강의 하류 바람에 흩어진 머리카락 가닥 잡고 기울어진 돛대 바로 세우며 강의 하류가 바다에 더 가까운 곳임을 알게 된,

 

! 내 청춘 7월의 장마



******************************

약력

*현대문학 데뷔.

*수상:하버드대학교주최 번역대회 우승/코리아타임즈 주최 한국현대문학번역대회 시 부문 우승/불교문학대상/해외동포문학상대상(단편)/흑구문학상특별상(수필)/WINs Distinguished Poet Award/영랑문학상 등.

*저서: 한글시집12, 영한시집 2, 일어시집 1, [속담명언사전](편저)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