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오지 않는다


 

 

 땅의 환부가 심부에서부터 끓어오른다. 뭉개진 콜타르가 갱엿처럼 바퀴를 움켜쥐고 1시간째 요지부동이다.

 

 먼 동쪽바다, 머나 먼 해양풍(海洋風).

 

 휴가철 문막휴게소 부근은 열의 노천탕, 열의 발전소. 지체와 정체를 반복하는 배기통들이 땀을 삘, 삘 흘리면서 일제히 뒷사람의 면상을 향해 부릉, 부르릉 떤다. 방울토마토처럼 매달려 벌겋게 달구어지는 얼굴들. 떼를 지어 늘어선 망초 사이에서 석유원단 타는 냄새가 났다.

 

 가드레일을 친 열섬까지 쪽빛 동해는 들어오지 않고  

 

 자신이 보낸 열을 고스란히 뱃살로 되돌려 받으며 주행선에 퍼질러 앉은 일가족. 냉방병에 지친 엄마를 손가락으로 감으며 아이들이 물오징어처럼 검은 콧물을 훌쩍거린다.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뽀얀 수은구름이 불 끄러 온 소방헬기처럼 간간히 고속도로 상공을 배회하다 별일 아니라는 듯 사라진다.

 

 

 

10달러

 

 

 스타벅스 커피 한 잔과 던힐 담배 한 값

 

 양곤 외곽, 연립주택공사현장에서 바짝 말린 메기 등 같은 잡부가 흙바닥을 곡괭이로 내리치고 있다. 쇠가 돌에 부딪칠 때마다 손마디에서 불꽃이 튀고 수은주(水銀柱)40도를 치솟는다. 오후 들어 옴폭 들어간 눈이 쥐눈이콩보다 더 까매지면서 곡괭이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그림자가 담벼락에 무성영화처럼 끝없이 반복된다. 마침내 타오르던 불덩어리가 양곤강 밑으로 푸쉬쉬 대가리 처박자, 덜덜 떨리는 손에 종이 한 장 쥐어진다.  

  

 

박승민/ 경북 영주출생. 200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작품 활동. 시집으로 『지붕의 등뼈』 『슬픔을 말리다』가 있음. 2<박영근작품상> 19<가톨릭문학상신인상> 수상